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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라는 행위는 감춰져있던 것들을 드러나게 한다. 문을 열고, 창문을 열고, 책을 여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그 뒤에 숨어져 있던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작업을 하는 동안 버려지는 것들이 많다.
쓰고 남은 것들... 그렇다고 외면하긴 뭐한 것들. 나는 작업을 시작할 때마다 남은 자투리들을 수집하곤 한다.이번 작업에선 일부러 남는 천을 캔버스 틀에 씌웠다. 당연하게도 남는 천으로는 전부 덮을 수 없었다.
문득 채우지 못한 부분들을 보고 있자니 의미를 잃고 망설이는 세상의 일부분 같다.
캔버스라는 틀에 맞춰서 재단된 천이 아니면 그 쓸모를 제대로 할 수 없듯이, <열다>라는 행위가 없었다면 버려지거나 남겨진 자투리들을 영영 발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작품의 타이틀인 <異세계>는 사용하지 않는 액자에 질감이 다른 두개의 천을 덧대어 그린 작품이다. 문 틈처럼 벌어진 두 세계는 정면에서 응시하면 이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물리적으로 분할되어있다.
<群靑>은 캔버스에 남는 천을 씌워 채우지 못한 부분이 돋보이게 만들었다. 깊은 바다 같은 짙은 청색으로 칠해진 캔버스는 群靑이라는 틀에 간신히 끼워맞춘듯 보인다.
또한 群靑을 이루고 있는 군집된 청색들 중에서도 자투리처럼 남은 청색들이 눈에 밟힌다.
문을 열고 남은 것들을 생각한다.
애매하게 남겨진 것들의 세계가 지금과 달랐으면 좋겠다.
WHITE ISLAND
97.0 x 145.5 cm
Acrylic on canvas
WHITE ISLAND
130.3 x 162.2 cm
Acrylic on canvas
WHITE ISLAND
45.5 x 45.5 cm
Acrylic on canvas
WHITE ISLAND
90.9 x 72.7 cm
Acrylic on canvas
WHITE ISLAND_ Drawing
23 x 224 cm
Acrylic on Paper
WHITE ISLAND
20 x 20 cm
Acrylic on Canvas
WHITE ISLAND
20 x 20 cm
Acrylic on Canvas
WHITE ISLAND
Acrylic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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